본 게시물에서 칭찬하고자 하는 사람(김덕만씨)은 도청에 근무하나, 이 글의 내용이 서천 관내의 행정과 무관하지 않아 도청과 함께 이곳에도 올립니다. 특정인을 비방하고자 함이 아니니 아무쪼록 오해 없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995년, 특별조치법(지적법 41조)이 시행됨에 따라 본인 소유의 땅(마산면 안당리 산54번지)을 분할 등기 접수하려 했으나 지적과 접수창구에서 거절당했습니다. 법적인 하자가 있을까 싶어 다방면으로 문의하였으나 시행 목적에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것만 확인하여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법적인 하자는 없으나 담당자가 접수시켜 주지 않으므로 의심해 볼 것은 제 행색의 초라함이었습니다. 사람 봐가면서 일을 하는 게 아닐까 싶어 본인의 초라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스스로의 처지를 감안하며 약 3개월의 간격을 두고 세 번 방문하였으나,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마지막 방문 때 산림과로 가보라고 해서 산림과에 의뢰했으나 거절당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당시 군청에서는 ‘정부의 서해안 개발구상이 발표되어 임야로 6000평 이상이 되어야 분할이 가능하다’며 5400여평 이었던 본인 소유의 토지 분할 신청을 거절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6000평 미만 분할 금지는 투기 목적을 차단키 위한 방침일 뿐이고, 임야 취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6000평 미만이라도 분할이 가능했습니다. 제가 신청할 토지 분할은 특조법 시행 목적이나 요건에 위배되지 않았습니다.
명백히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군청’에서 석연찮은 거절을 당하고 보니 그 소외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물어물어 3군데를 거쳐 도청 실무자를 찾아가는데, 이 허름한 촌사람은 거지 아닌 거지 신세가 됐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땅을 분할 등기 하여야만 모 통신사의 기지국 설치 요건이 갖추어지므로 분할 신청을 그만둘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서러운 마음으로 도청에 갔고, 오늘 제가 칭찬하려 하는 당시 도청 실무자, 김덕만씨를 만났습니다. 저는 "본인 소유의 토지 분할 신청이 특조법 시행 목적과 갖추어야 할 요건에 벗어나지 않았으나 군청에서 거절당했고, 이 곳에서도 거절할 거라면 거절 이유를 명백히 적어 달라. 여기서도 안된다고 하면 ‘중앙부처’에 갈 생각이다”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도 약간은 망설이는 눈치였습니다. 당연했습니다. 아무리 상급 기관에 있는 실무자라도 군청 담당자가 안 된다고 못 박은 일을 된다고 말해주기가 얼마나 어려웠겠습니까. 그 망설이는 모습은 참 인간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망설임 끝에 분할 등기가 가능한 법적 근거를 찾아 어느 책자에서 3면을 복사해 주었습니다. 그에게 얼마나 고맙던지 명함을 부탁하였고 복사본과 함께 지금까지도 보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난색을 표하며 거절했을 법한 일을, 군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왜 이런 분을 이곳까지 오게 했느냐”고 말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버스 운행이 원활치 못해 아침에 출발하여 대전 도청에 왔더라도, 다시 군청 까지 가려면 업무 시간을 넘길 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음날 군청에 방문하니 담당자 하는 말이 가관. “무엇 하러 그곳까지 갔소?” 그의 인상이 그렇듯 너무 여유롭고 당당, 평온하여 나를 비꼬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의 모습과 말투에서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행색 때문에 일을 처리해 주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어 비통함을 느꼈습니다. 오늘날 공직자에게 비친 내 상이 지금도 그런 꼴이니 ‘저 못나면 제 밥도 못 찾아 먹는다’는 조소의 말을 행정의 벽에 부딪치면 뇌까려 봅니다.
제 아무리 민원인이 외부기관에 떠들어대도 결국 이 지역 담당자 손에서 처리 되니 할 테면 해보라는 공직자의 심산에 민원인은 제풀에 너덜어 떨어집니다. 주위 동료 눈총 따가워 잘못 된 일도 못 본 듯 지나치는 게 공직 세계인가요. 어둠 속에 더욱 빛을 발하는 보석 같은 공직자 분이 있기에 우리 밑바닥 서민은 한가닥 희망을 갖습니다.
제가 신청한 분할 등기가 가능한 것임을 알고도 번번히 거절하고, 상부 기관에서 전화를 받고서야 처리 해 주었는데도, 내 번거로움과 억울함과 비통함은 어디에도 호소할 길이 없습니다. 허름한 촌사람을 ‘행따의 덫’으로 잡아버린 이 지역의 행정사례임에도 군청이나 담당자의 진정한 사과는 없었지만, 자기의 본분에 충실한 김덕만씨가 있기에 억울한 마음을 추스리고 고마움을 표합니다. 별 것 아닌 일 같지만, 군청 실무자에 비하면 김덕만씨 같은 분은 칭찬 받아야 마땅합니다. 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말하는 데도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그 이후 살면서 이보다 더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는데, 김덕만씨와 짧은 통화로 상담하기도 했습니다. 요즈음 일생에 있어 최악의 상황입니다. 여전히 행정 따돌림은 계속되고 있고, 농어촌간이상수도 사업에서 근거 없이 본인 가구만 제외한 후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적과에 근무하는 김덕만씨는 이런 나를 이해하고 이 상황이 거짓이 아님을 알아줄지. 그와 같은 행정가가 어딘가에 있어서 오늘날 이 행정 따돌림을 걷어줄 거라는 소망으로 괴로움을 달랩니다.
후일담
어렵게(?) 분할등기를 한 후 임야에는 모 통신사의 기지국이 들어섰습니다. 그 이후 서천군청 산림 부서에서 통신사의 기지국에 산불감시용카메라 설치 요청을 해 왔습니다. 저는 조건부 수용 하였고, 이후 우리 군이 전국 산불예방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지역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산림청이 시행한 전국산불방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 2007년 9월 14일자 뉴스서천) 저도 모르게 웃음이 피어나고 어깨가 으쓱해졌지요. 분할 등기를 해야만 통신사의 기지국이 들어 올 수 있었고, 통신사 기지국이 들어왔기 때문에 산출감시카메라도 설치했으며, 덕분에 산불예방 최우수 기관 선정의 영예까지 얻은 것입니다. 분할 신청 접수를 거절 당할 때의 억울한 감정을 생각하면 저도 덮어놓고 안된다고 하고 싶었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처리하고 보니 보람을 느낍니다. 참고로 산림부서 박상규 담당자께 조건을 내세워 번거로움을 드려 미안함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아무쪼록 잘 처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칭찬합시다의 게시판의 취지에 맞지 않게 전임자(분할 접수 신청을 거절했던 담당자)의 일을 거론하여 미안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이고, 이런 사례도 있음을 널리 알려야 겠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인지상정이란 말이 있듯이 민이 자기 위치에서 열심으로 일할 수 있도록 관은 평등하게 민을 살펴주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김덕만씨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가내 평안과 가족들의 행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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