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2006년 8월 1일 오전 서천군청 환경보호과를 방문하여 시민들이 전날인 7월 31일(홀수일)에 배출한 소각용 쓰레기를 서천군이 수거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시정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환경보호과 담당자는 홀수일인 7월 31일은 소각용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이 옳지만 서천군과 청소용역계약을 한 업체가 7월 31일에 시민들이 배출한 소각용 쓰레기를 그 다음날인 8월 1일 새벽에 수거하지 않고 8월 2일 새벽에 수거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8월 1일 하루 동안 서천군 관내에는 소각용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은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이러한 점이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되어 본인은 그 담당자에게 수거를 요구하였건만 담당자는 시민과의 약속(홀수인은 소각용 쓰레기 배출, 짝수일은 매립용 배출)은 안중에 없는 듯 수거할 수 없음을 이해하여 달라고 하였다. 이것은 이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수거함으로써 끝맺음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서천군 쓰레기 수거, 처리의 책임자인 군수를 만나 시민의 불편함을 호소하기 위해 곧바로 군수실로 향했다. 그리고 군수면담을 요청하였고 군수는 일정을 이유로 본인의 면담요청을 즉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당일 오후 4:30에 면담을 할 수 있다고 하여 그 약속을 하고 본인은 일터로 돌아왔고 약속된 오후 4:30에 군수와의 면담을 위하여 군수 부속실에 도착하였다. 잠시 후 부속실 직원이 군수 집무실로 들어가 본인이 면담을 위하여 도착해 있음을 알렸으나 군수는 그 직원으로 하여금 본인에게 오늘 면담은 곤란하다고 하였다. 그 이유를 물으니 본인이 공인인 군수와 면담을 하는데 반바지 차림으로 왔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군수실은 정장을 요하는 사교장이 아니며 사교모임을 하는 사교장도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 정장을 요구하는 장소도 있다. 본인은 오랫동안 미국 유학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정장을 하지 않으면 참석할 수 없는 회의에도 참석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런 회의의 참석안내를 할 때 정장을 요구하는 내용을 필히 첨가하여 참석자들로 하여금 회의의 분위기와 어긋나지 않도록 충분한 안내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장을 하지 못하고 참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회의장 주변에 정장을 대여하여 입고 참석할 수 있도록 정장 대여소를 마련해 둔다.
서천군수는 공인으로서의 판단이 아닌 일반 개인으로서의 판단으로 복장을 갖추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이미 약속된 면담을 일방적으로 거절하였다. 복장을 갖추지 아니하면 서천군수와 면담을 할 수 없다고 시민들에게 공고를 한 적이 있는가? 반바지 차림의 시민과 면담을 하는 것이 군정을 살피는 데 서천군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서천군수의 면담에 대한 중요한 본질은 시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지 면담하러 온 시민이 어떠한 복장이었느냐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서천군수는 연예인들이 복장에 많은 관심을 갖듯이 오로지 군수를 방문한 시민의 복장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과연 올바른 시민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서천군수의 지위는 권력이 아니다. 권위의식이 필요한 자리도 아니다. 오로지 서천군의 시민을 위해서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시민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이 맡은 바 임무일 것이다.
권위는 타인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고, 권위의식은 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서천군수가 반바지 차림의 시민에게 약속된 면담을 거절한 것은 권위의식의 표출이며, 그러한 권위의식을 가진 자에게는 어느 누구도 그에 따른 권위를 만들어 주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권위의식을 버린다면 권위가 생산될 수 있는 여지는 발생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①항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서천군수는 헌법을 초월하여 시민을 차별할 수 있는가?
서천군수는 절대왕정을 꿈꾸며 제왕적 권위를 바라는가? 서천군수는 과거 조선왕정시대에 신하나 백성이 입궐하여 임금을 알현할 경우 사모관대를 하고 그 예를 갖추었던 것을 상상하면서 시대착오 속에서 해매이고 있다는 생각이다.
서천군수는 위 사안에 대하여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서천군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良藥苦口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이강선
|